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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LazyDev/Earthian

이해한다는 것과 추상화된 것을 부셔보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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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추상화된 무엇인가를 쪼개보는 것에서 온다. 그래서 이해한다는 것은 이치를 쪼개본다는 뜻이고, 일본어로도 分카루고, 분석하여 하는 것도 역시 쪼개본다는 의미의 Analysis가 된다. Analysis의 과정은 과학적 방식이 매우 유용하고, 통찰의 과정인 synthesis는 쪼개본 요소들을 이해한 속성을 가지고 서로 붙혀보면서 창의를 발휘하게 된다.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은 내가 실제적인 것을 보는 것이 아닌, 내 머리속에 주어진 추상화된 이미지를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안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이해하고 알기 위해서는 추상화된 무엇인가를 쪼개보고 나누어보면서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고 있는 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동작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추상화된 개념만으로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사실 그것은 착각인 경우가 많다. 뉴턴의 고전물리학이 눈에 보이는 물리현상을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완벽해보였지만, 더 미세한 세계인 양자세계로 들어가면 물리법칙은 적용되지 않게 된다.

 

low level을 이해한다는 것은 더욱 전역적이고 보편적인 법칙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추상화된 다양한 개념들을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세계에서도 고급언어를 배운다, 컴퓨터 지식을 배운다, C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 어셈블리를 배워야 한다, 파이썬만 배워도 된다. 와 같은 토론이 항상 있는 것을 본다.

 

어느 쪽이나 일리가 있는 의견들이고 자신에게 맞는 논리를 따라서 공부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라는 질문을 항상 가지고 사는 나로써는 어떤 것이 움직이는 것 이면에서 존재하고 있는 원리들을 이해할 수 있을 때 오는 그 희열감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주역을 조금 공부해봐도 알 수 있듯이, 태초의 무에서 태극이 나오고 태극은 쪼개지고 또 쪼개지면서 64괘의 형상까지 발전하며 삼라만상을 이룬다. 복잡화된 추상개념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복잡하게 보이는 이유는 음양이라는 것으로 세상이 이루어진다는 최초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고, 도가 깊어질 수록 삶은 단순한 곳으로 수렴되어 간다.

 

날 것 그대로의 세상을 보고, 가장 단순하게 이루어진 원리를 볼 수 있게 될 때, 공부라는 것도 단순 암기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될 수 있고, 가장 단순한 원리를 따르는 것으로 가장 복잡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한정적이고,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배울 수 없기 때문에, 한점으로 돌아가고, 그 한 점을 배워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만법귀일萬法歸一이라는 말은 공부에도 삶에도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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