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이노 공부를 하고, 코딩 공부를 하고, 자료구조를 공부하고, 컴퓨터 구조를 공부하고 하는데, 정말이지 처음부터 내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지식들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정말 답답하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수준을 보면서 언제쯤 이러한 지식들이 실용적인 차원으로 사용될 수 있고, 응용의 차원까지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자 아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 전을 되돌아보면, 내가 지금 이해하는 수준만큼 파이썬, 자바, C언어를 이해할 수도 없을 뿐더러, 자료구조는 커녕 반복문도 하나도 쓰지 못하고 읽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나는 분명 성장하고 있지만, 나는 계속 마음이 급해서 뭔가 실용적인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그러한 결과물이 없으니, 공부라는 것이 재미있다가도 하기 싫어지기도 했고 정상이 보이지 않는 산을 오르는 것처럼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임베디드를 공부하겠다고 아두이노를 구매했고, LED를 켜보았지만 사실 그 안에 숨겨진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하면 켜져요 라는 말처럼, 약속을 따라가고 있을 뿐 왜 -이고, 왜 +이고 어떻게 컴퓨터에서 입력한 코드가 아두이노에 전달되어 작동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의문점들은 커져만 갔다.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내가 작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것들을 처음부터 개발한 사람들이 존경스럽기도 했고, 내가 이것들을 공부해서 실용적으로 실제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차원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얼마나 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내가 아는 것은 그저 TV의 채널을 옮기려면 채널버튼을 누르면 된다라는 수준의 추상적인 개념이었던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알고 있는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화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있다지만,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그 생각이 처음 들었을 때는 머리도 아파지고, 솔직히 화도 났다. 이렇게 모른다는 사실이 답답해졌다.
지금까지 나는 겉만 돌고, 피상적인 수준에만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이었다.
더 이해하고 알고 싶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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