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rLazyDev/Earthian

캐나다 개발자 이민을 생각한 이유

반응형

지금 사실 코딩 공부만 하더라도 딴 생각말고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내가 지금 "캐나다 개발자 이민을 생각한 이유"라는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정리해두어야 더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선택을 하고나서 정리를 한다고....???"

 

당연히 선택을 하기 전에는 많은 고민과 비교 판단을 거치면서 그래도 캐나다가 좋을 것 같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면서 결정을 내린 사안이다. 하지만 좀 더 머리 안에 있는 것들을 기록으로 빼내주면 더 복잡한 생각없이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자 이민을 선택한 이유를 설하기 이전에 먼저 내가 이 선택을 하게 된 삶의 배경을 조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배경

1. 역마살이 낀 사주

역마살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다. 어딘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이동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기간을 생각해보면, 일본 오사카에서 3년 반의 기간을 산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보통 1~2년만에 이동을 하면서 다녔고, 현재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한국 학교에서 졸업한 것이 없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매해 부모님의 직장에 가까운 거리로 계속 이사를 가면서 오랫동안 다닌 학교가 없었다. 1학년 때 다닌 학교, 2학년에 다닌 학교, 3학년에 다닌 학교, 4학년에 다닌 학교가 모두 다르다.

 

이후 일본으로 이주해 살았고, 몇 년 뒤 또 다시 한국에 돌아와 약 2년을 살고, 또 다시 뉴질랜드로 건너가 고등학교 생활을 했고, 몇 년 뒤 또 한국으로 돌아와 지인들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직장을 다니는 것이 아니다보니, 몇 개월마다 이사를 다녔다. 대구, 경북, 제주도, 경기도....

 

그리고선 군대를 경기도에서 제대했고, 현재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유학을 준비 중이니 2년도 안되어 또 다시 나는 외국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해서 계속 이동을 한 것일까 생각하면, 사실 환경에 따른 타력에 의한 경우가 많았고, 그것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냥 그것이 나에게 당연했고, 순리라고 여겨졌다.

 

 

 

2. 나는 친구가 없다

 

나에게는 그러다보니 깊이 사귈 수 있는 친구들이 없었다. 물론 또래들과는 조금은 다른 경험으로 친구들과 소통을 하면서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나는 친구가 거의 전무하다. 주기적으로 내 삶은 리셋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착이 없는 삶은 정말이지 안정감이라고는 없는 삶이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유사 철학자의 상태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친구 없이 지낸 세월이 상당히 길다보니, 나는 자연스레 내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외로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좋고 나쁨의 상태로 보지 않게 되는 경지에 다다랐다. 일상의 그 고요함은 오히려 왁자지껄한 사람들과의 부대낌에서는 얻을 수 없는 삶에 대한 통찰력과 만족감을 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을  좋아해서, 그렇게 매번 새롭게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는 것을 반복하면서 두려움도 있었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줬고, 나도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이나 애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사람을 자비롭게 대하는 불교에 대해서 심취하여 스님친구들도 여럿 있고, 명상하는 법을 안다.

 

잠깐 이야기가 샛지만, 나는 친구가 없기 때문에 발이 자유롭고 어디에도 매여있는 것이 없다.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람들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기도 한다. 결국 어디에도 완벽한 관계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가족을 이루면 행복하리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선택이 가져오는 자유의 부분적 상실이라는 기회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여겨진다.

 

지금껏 나를 지탱해온 가치는 자유라는 가치가 컸기 때문이다. 친구가 많고, 가족이 있다고 해서 꼭 자유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 책임져야 할 일들이 생긴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또 책임진다는 것이 꼭 행복을 앗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현재로써는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배우고 싶은 열망이 안정감을 바라는 것보다도 큰 상황이다.

 

 

 

 

 

캐나다 이민을 생각하는 이유

1. 도전적인 삶

내 삶에 대해서 더 깊이 있는 부분을 이 글에서 전부 다룰 수는 없지만, 대충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이구나라는 점은 느낌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쯤되면 좀 안정되게 한 곳에 정착해서 살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나는 실제로 그러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취업상담도 받고 투자도 하면서 한국에서 그려나갈 평범함의 가치에 대해서 만족스럽게 상상도 해봤다.

 

참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나의 이러한 생각구조가 어처구니 없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지만, 나는 평범함을 추구하는 순간 내가 작아지고 인생이 재미가 없고 내 살아가는 의미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 평범하지 않은 "평범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정감과 행복은 사실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고, 나 역시 안정감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충분히 공감을 하는 바이다. 나 역시 돈이 부족한 상태로 살아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바가 있기에 현실성을 부인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평범하지 않은 삶에 행복이 있다!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스펙타클한 인간관계속에서 살아봤지만, 스펙타클하고 드라마틱한 것들이 결론적으로는 삶의 평범하고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그런 스펙타클하고 드라마틱한 라이프스타일을 바라는 사람은 아니다. 그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자신이 성장하는 느낌을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캐나다 이민을 생각하면서, 무슨 연봉이나 영주권, 이민 프로그램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죄다 무슨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만 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애초에 그런 것들은 모두 피상적이고 부차적인 일들일 뿐이지 자신의 삶에서 본질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는 환경결정론을 상당부분 수용하는 사람인데, 사람이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크지만,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떤 환경 속에 자신을 내던져 둘 것인가라는 점이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많이 보기도 하고 경험하기도 했다.

 

 

 

 

2. 시간의 여유

캐나다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가장 큰 이점이 무엇일까? 높은 연봉? 커리어 기회? 그런 것들도 더 많으면 좋겠지만, 내가 알아본 바로, 표면적 연봉은 훨씬 높게 보일지라도, 세금 제하고나면 사실 한국과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다만, 가장 큰 차이는 워라벨의 보장이라는 점과 사회 전반적인 여유로운 분위기다.

 

내가 뉴질랜드에서도 살아봤지만, 그 당시 가장 좋았던 것이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다는 점이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여러모로 다양한 경험을 쌓거나 자기계발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자기계발이 불가능하지 않고 당연히 가능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환경결정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국이 도전적이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수용하는 사회는 아니란 점은 누구나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워라벨이라는 측면에서도 회사마다 다르다고는 해도, 그런 사회분위기 속에 내가 원하는 수준의 워라벨이라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계속해서 워라벨 워라벨 하니까 이제 막 개발 공부를 시작하는 entry레벨도 아닌 꼬꼬마가 아주 세상을 무르게 본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 나는 7년 동안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해봤다. 잠 못자고 일하는 수준은 나에게 그렇게 두려운 일이 아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업무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 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채로 그냥 그렇게 다들 사니까 살다가 그저 그렇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는 그런 불상사는 겪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 지 무엇을 위해 사는 지, 무엇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건강까지 잃으면서. 쾌락과 편안함이라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면 나쁠 것 없는 삶이겠지만, 나로써는 죽은 삶을 살아가는 것과 같아서 견디기가 힘든 것이다.

 

아버지가 약 30년을 넘게 대기업에 다니시고 계시고, 어머니도 한 직종으로 20년 이상 가족부양을 위해 경력을 쌓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나고, 감사할 따름이지만, 나는 결코 부모님처럼 살 수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는 측면은 삶에서 가장 큰 이점이다.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우리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 모순적이게도 우리의 시간을 쓰고 있다. 적절한 돈과 시간의 투자로 최대의 시간을 얻을 수 있는 것, 그것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라고 생각한다.

 

 

 

3. 자연환경

캐나다라는 곳에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또한 자연환경이 뛰어나다는 측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나 캐나다와 같이 외국에 살아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교통편이 낙후되어 있고, 도시적인 활발함이 부족하고 외롭다는 점일 것이다. 나 역시 고등학생 때는 그것이 삶을 만족스럽지 않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때의 시간적 여유와 자연환경과 외로움이라는 것은 얼마나 달콤한 것이었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한국에 있으면서 약 1년 동안 동네 뒷산을 다닌 적이 있었다. 운동 겸, 산책 겸... 그런데 나는 그 시간 동안 사실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자연이 삶에 주는 만족도는 그냥 단순히 경치를 즐기는 수준이어서는 온전히 느낄 수 없다는 점을 알았다. 

 

사람은 애초에 자연에서 태어났고, 자연에 비롯되며, 자연이 주는 먹거리로써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리는 자연을 그저 가공되지 않은 자원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까? 

 

나는 1년 간 산을 다니면서, 많은 사색을 했고, 내가 산을 바라볼 때, 산도 역시 나를 바라봐주고 있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었다. 사람에게 정이 붙고 소통을 하듯이, 자연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러한 경험은 전혀 추상적인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뒷산을 다니기도 하고 산책도 했지만, 자연이라는 측면에서 해외가 더 잘 보존되어 있고,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최종적으로는 도시에서 살기보다는 시골 쪽에서 살면서 땅을 가꾸고 싶다. 뉴질랜드에서 살 때, 방문했던 친구의 농장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혹 가족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환경이 아니고서는 다른 옵션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물론 개발자로 일한다고 한 상황에서 그것이 현실적인 목표일까라는 부분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상황이기는 하다. 프리랜서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 실력도 없는데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4. 영어

많은 사람들이 이 영어라는 장벽 때문에 이민을 포기하기도 하고, 고민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로써는 상당한 정보들을 이미 영어로 수집하고 있고, 유튜브도 영어 유튜브가 거의 90%에 달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깊이 들어가고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싶다면, 영어라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 영어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방대한 양의 정보량은 절대 한국어만 가지고 검색했을 때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것은 본질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일본어 같은 경우는 3년간 살면서 어쨌든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영어는 확실히 좀 달랐다. 그냥 회화수준을 하는 것과 fluent하게 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영어를 정말 잘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나의 이 역마살 성향은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아서 나중에 다양한 나라들을 여행하고 봉사를 할 수도 있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겠지만, 나의 바운더리를 한국어라는 정도로 묶어두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한국은 전세계에서도 독보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선진국임에 이견이 없지만, 역시나 언어는 한계가 있다.

 

 

 

 

이민 성공의 어려움

나는 이민 성공이라는 것이 단순히 영주권을 받았다라는 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주권은 시작일 뿐이고, 당연한 조건일 뿐이지, 성공의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앞에서 열거한 것과 같은 삶을 살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고, 그 동안에는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어려움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성공의 정의는 일반적인 개념과 조금 다르기 때문에 더욱 힘들고 복잡한 과정이다. 단순히 취업한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공은 그러한 조건이 갖춰진 이후에 주어진 시간의 적절한 배치와 전략에 따라 나의 삶의 질은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내가 살고 싶은 이상적인 생활상을 그려나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컬리지의 졸업과 취업, 영주권의 획득이라는 관문이 주어져있고, 이것이 되고나서야 나중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서 여기에 너무 구체적인 꿈을 적을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그것이 지나고나면, 분명 내 삶의 다음 단계를 구축하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응형

'MrLazyDev > Earthi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을 이루는 것  (0) 2022.03.22
삶의 열매  (0) 2022.02.04
Overwhelming  (0) 2022.02.01
공부라는 것은 난이도 조절의 적절함에서 판별난다.  (0) 2022.01.30
It takes a long time to ripen.  (0) 2022.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