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핸드폰 비용을 내면서 얻게 된 vip 멤버십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영화를 예매했다.
딱 보고 싶은 영화는 없었고, 다만 리뷰와 평점을 기준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영화가 유일하게 싱2 였기 때문에 그냥 별 생각없이 예매를 했다.
결과적으로 스토리라인은 뻔했고, 현실적인 스토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나에게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중요했고, 그 부분에서는 마음에 들었다.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겠지만, 나는 그속에서 현실을 봤다.
그 스토리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이 이루고자 노력하고 몸을 움직이고 배워서 성장하는 그 기쁨은 쉽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스토리이기 때문에 몇 시간 안에 그 노력이 압축되지만 현실 속에서의 그 배움이라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단순하지만 보이는 것 외에 더 많은 의미를 지닌다고 여겨졌다.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그 영화속에 빠지기보다는 그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집중했다.
그 스토리 내에서 무대를 만드는 코알라와 실제 이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감독의 모습이 겹쳐보였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캐릭터와 성우들과 가수들의 모습, 애니메이터들과 다양한 스탭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그들이 그 자리에 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을 것이며, 그것이 모여서 이뤄내는 어떤 하모니는 정말 놀라운 것이라고 느껴졌다. 나는 그래서 그것의 스토리라인보다도, 마지막 엔딩크래딧에서 어떤 이름의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맡아서 이 영화를 만들었는가라는 점을 더욱 주의깊게 보게 되었다.
감독, 성우, 애니메이터, 프로그래머, 라이팅, 코스튬, 세트디자인... 온갖 역할들로 나뉘어 있었다.
그들이 꾸민 이 3D 애니메이션이라는 공연. 영화관이라는 무대. 삶은 정말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배우고 있지만, 이 또한 나만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실력을 갈고 닦아가는 과정이라고 여긴다.
영화 속 무대의 배경도 우주였다. 그들은 우주 속에서 노래를 불렀고, 무대를 꾸몄으며, 이는 우리의 삶이 무대이고 우주 그 자체가 무대임을 보여준 것이다.
과연 이 삶의 무대의 이야기가 끝나고 막을 내렸을 때, 관중들은 내 삶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기립박수를 치게 될까? 가시지 않는 여운에 침묵이 이어지게 될까? 박장대소하게 될까? 눈물을 흘릴까? 아니면 막이 내리기도 전에 욕하고 침뱉고 떠나게 될까?
관중석에 앉은 관객도 나고, 무대 위에서 연극을 펼치는 것도 나고, 감독도 나고, 연출도 나다.
그것은 오로지 이 삶이라는 무대를 만들어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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