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나 브랜드, 패러데이가 몸담았던 연구 분야를 오늘날 화학이라고 부르지만, 그들은 자신들을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단순히 과학자 또는 자연철학자라고 여겼다. 그들이 화학을 연구한 것은 당시 과학의 최전선이 화학이었기 때문이었다. 물질의 결합과 물질이 서로 혼합되면서 일으키는 반응에 대해서 그리고 전류에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반응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하는 것이 곧 과학적 진보를 의미하던 시절이었다.
-> 오늘날의 과학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근래의 작가들은 지푸라기를 끌어당기는 호박이나 혹옥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상한 사실에 대한 책을 저술한다. 서점의 책장은 이런 작업들로 터질 듯이 가득 차 있다. 우리 세대는 난해하고 심원하고 불가사의한 비술과 기적에 관해 많은 양의 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거기에는 실험을 통한 증명도 없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증도 없었다. 저술가들은 주제가 사이비 종교라도 된다는 듯이, 기적을 사고파는 협잡꾼들처럼 심오하고 난해하게 또 신비스러운 방식으로 기술했다. 따라서 이러한 철학은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했으니 그 내용이 그저 몇 개의 희랍문자와 진기한 대상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었기 때문이었고 마치 이발사들이 교양을 뽐낼 목적으로 무식한 어중이 떠중이들에게서 얻어들은 몇 개의 라틴어 단어들을 쏟아내는 것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이 철학자들 중에 실제로 연구자이거나 사물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 이건 마치 양자물리학에 대한 신비스러운 해석을 내놓는 종교인들의 이야기같다. 수학과 실험을 통해 증명을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모르니 신비스러울 뿐이다. 알고 나면 당연한 것이다.
결국 길버트는 어떤 물질은 양전하를 띠고, 어떤 물질은 음전하를 띤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그는 같은 전하를 가진 두 물체가 서로를 밀어낸다는 사실 역시 알지 못했다. 밀고 당기는 자기의 힘이 서로 대칭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는 같은 극끼리 서로를 밀어내는 현상을 서로 다른 극끼리 모이기 전에 일어나는 예비적인 떨림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 이런 모습을 보면 바보같이 느껴지겠지만, 사실 우리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행하고 있는 인식과 행위가 바로 위와 같은 착각이다. 현대와 같이 한 인간이 감당할 수도 없는 양의 지식이 널려 있다고 하나, 그것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까막눈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은 분명히 진보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이러저러하게 하면 이런 저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물리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수학적 형식을 지닌 보편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견해는 마법의 골짜기만큼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 목적은 보편적 법칙들, 즉 최대한 간략하게 최손한의 법칙으로 모든 사물을 설명하며, 실험적 방법과 수학적 방법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이었다.
-> 수학이라는 것은 놀랍다. 우리의 세계가 물리법칙으로 지배되고 있으며, 수학적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수학이라는 것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세계를 정량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미지와 통제불가능의 영역에서 밝음과 통제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화학도, 물리학도, 생물학도, 컴퓨터공학, 데이터학도 모두 수학의 영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논리와 계측을 통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수학적 지식이 없이는 어떤 것도 미세하게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다.
2022.04.28 - [Domain/Chemistry] - 화학이란 무엇인가? 세상에서 가장 쓸모있는 과학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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