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진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게을러지면 안되는 어떤 목적 혹은 계획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말그대로 해야 하는 중요한 것일텐데 우리는 계속해서 게을러지고 일을 뒤로 미루게 되는 것일까?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보아도 유튜브와 구글에 엄청나게 많은 이론과 영상이 있고, 어떻게 시간관리를 해야 하는지 왜 게을러지면 안되는 지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구할 수가 있다.
그런데 잠깐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도 결국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갑자기 영화를 보고 싶다거나, 유튜브를 보게 되는 자신을 보게 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왜 그럴까? 사실 그것에 대한 진실은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뭔가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우울한 것이다.
다시 표현하면 자신이 계획한 어떤 계획이나 목적이라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100%의 확신이 없거나 해내더라도 결론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면 어쩌지 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그 속에 있다는 것을 만날 수가 있다.
마음 먹기는 누구나 하지만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고, 노력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정신적, 육체적 체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고통스러운 일이고, 과연 이러한 고통을 감내할 만큼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까 라는 자기도피적 망상 속에서 두려워하고 그 결과 일을 뒤로 미루고 해야할 일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에 쉽게 얻을 수 있는 쾌락과 바꾸는 것이 더욱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어차피 나는 안될 지도 모른다고 사실은 무의식과 타협을 하고 계산을 거쳐낸 결과이지, 막연히 그냥 그러고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자신감을 가질만한 어떤 성취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의 미래도 그러할 것이다라는 결론은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력하더라도 결국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실패가 두려운 것이다.
그럴 때라면,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해주자.
"인생 실패라는 게, 최악의 경우라 해봐야 죽음이 아닌가?"
"나는 죽는 것이 두려운가?"
"스스로 도전해봐야 할 것을 충분히 해보지 못하고 후회하는 삶이 두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두려워할 것이 없이, 힘들다고 징징거리지 말고,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고, 바보같이 느껴지는 자신을 데리고 한 발자국씩이나마 옳다고 여기는 방향으로 나아가보는 것이다. 노력하고 인생 속에서 모험을 하고 경험하는 일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두려움을 버리면 노력하며 성장하는 가슴뛰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주역의 화수미제괘가 떠오른다.
미제괘는 64괘 중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괘이며, 불이 위에 있고, 물이 아래에 있는 형상이면서 모든 괘가 자신의 자리를 벗어난 상태를 보여준다. 그러나 음양이 서로 상응하고 있는 형상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잃었지만, 음양은 상응하는 상태의 괘가 64괘의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주역에서 위치와 응함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더라도 음양이 응하므로 허물이 없다고 했다.
실패로 끝나는 미완성과 실패가 없는 완성 중에서 더욱 완전한 것은 무엇일까?
실패가 있는 미완성은 자기반성이고,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며, 가능성을 담고 있고, 꿈이라고 할 수 있다. 미완성이라는 의미는 진실에 해당하고, 완성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관념에 불과한 것을 알 수 있다. 진실하게 남는 것은 오로지 과정이고 그 과정의 연속일 뿐인 것이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실수와 실수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그 실수를 거울삼아 다시 시작하고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되는데 여기에 끝이라는 것은 없다. 세상에 완성이라는 것은 없으며, 인생에 완성이라는 것도 없다. 그렇기에 주역에서도 64괘의 마지막을 미완성으로 끝마치는 것일 것이다.
목표의 올바름을 선善이라고 하고,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올바름을 두고 미美라 한다. 목표와 과정이 함께 올바른 것을 두고 진선진미盡善盡美라고 하며, 목표와 과정이라는 것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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